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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관련 글, 사진/이어령 80초 생각나누기 (終)

이어령의 80초 생각나누기 - 먼 미래

by 골수야당 2012. 5. 14.
'어제'라는 말은 토박이 한국말이지요. '오늘'이라는 말도 토박이 한국말이지요.
그런데 '내일'이라는 말은 웬일인지 한자에서 온 말입니다.

과거도 현재도 있는데 내일이란 우리말을 잃어버린 민족.
분명히 어제와 오늘처럼 순수한 우리말이 있었을 텐데....

그러나 한숨을 쉬기에는 아직 이릅니다.
왜냐하면, 내일보다 더 먼 '모레'라는 말, '글피'라는 말 심지어 '그글피'라는 말이 있잖아요.

그래요. 같은 불교라도 한국에 오면
오늘의 부처가 아니라 56억 7천만 년 뒤에 인간을 구제하러 온다는 미륵불이지요.

그래서 지금

백 년의 압제가
천 년의 가난이
만 년의 탈출이
번영의 꽃으로 피어나려고 해요.

모레와 글피와 그글피를 위해서 침향의 전설처럼
향기로운 나무를 가슴에 묻어두세요.

천 년 뒤에 캐낼 침향목 하나를....






















*침향목(枕向木)이란 향나무를 베어 깊은 물 속에 넣었다가 꺼낸 것을 말하는데 향기가 좋고 병충해 방지에도 효과가 뛰어나 예로부터 귀히 여기던 물건입니다. 오래전부터 호남 일대에서 전해지던 이 침향목 만드는 풍습이 언제부터인가 사라져 버렸다고 하네요.

침향목이 하루 이틀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고 적어도 백 년 이상은 깊은 물에 넣어두어야 하는데, 요즘 같은 세상에 자신이 아닌 타인을 위해 그 넉넉한 마음을 천길 물속에 넣어두려고 하지 않는 데서 비롯된 것이라 여겨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