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자(鐙子)는 사람이 말에 오를 때 필요한 발판입니다.
그래서 옛날에는 말 왼쪽에만 달았다고 해요.
그런데 누군가 말 오른쪽에다가도 똑같은 등자 하나를 더 달 생각을 했지요.
그 순간! 등자의 의미가 달라진 겁니다.
이제는 누구나 두 다리로 등자를 딛고 일어설 수 있게 된 것입니다.
달리는 말 위에서도 마치 땅에 디디고 있는 것처럼 칼을 휘두르고
활을 쏘고 깃발을 들고 달릴 수 있게 된 것입니다.
단지 등자 하나 더 단 것인데 보세요.
말이 무서운 신무기로 변하여 일기당천(一騎當千)
말을 탄 기사(騎士) 하나가 천 명의 보병을 이기는 세상이 온 것이지요.
그래서 왕과 기사 계급과 기사도의 새로운 세력이 일어나
왕국의 크기가 달라지고 성곽의 높이가 달라졌지요.
기사들의 이야기가 로맨스가 되고 돈키호테 같은 소설이 나오는 문화가 탄생했지요.
아, 누가 그런 생각을 했을까요?
작은 등자 하나 단 것인데 누가 그렇게 세상을 바꿨을까요?
세상을 바꾼 것은 말이 아니라 등자입니다.
아닙니다. 등자가 아니라 생각입니다.
아닙니다. 그냥 생각이 아니라 작은 생각입니다.
당신의 작은 생각이 세상을 바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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