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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관련 글, 사진/KBS 한국의 유산

한국의 유산 - 양아록

by 골수야당 2011. 5. 4.
정월 초닷새 오전 9시경 며느리가 사내아이를 낳았다.
이 기쁨에 시를 지어 기록한다. (1551년 1월 5일, 이문건 作)

전염병으로 자식들을 잃고 58세에 얻은 유일한 혈육.

할아버지가 키우며 기록한 손자의 육아일기 양아록(養兒錄)

숙길이가 창문을 잡고 걸음마를 익힌다. (한 살 때)


외출 후 집에 들어오면 문 앞에서 나를 기다리다 펄쩍펄쩍 뛰면서 기뻐한다. (다섯 살 때)


열이 불덩이 같고 눕혀놓아도 고통스러워하니 안타깝다.

이틀 밤낮을 틈틈이 미음을 먹이고 어루만져 주었다. (여섯 살 때)

걸음마부터 생사를 넘나든 질병까지
17년 세월을 문집에 담은 조선 선비 이문건의 애틋한 사랑.

아이가 장성하여 이것을 보면 할아버지의 마음을 알 것이다.

양아록(養兒錄)
500년 세월을 뛰어넘은 위대한 사랑의 기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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