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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관련 글, 사진/이어령 80초 생각나누기 (終)

이어령의 80초 생각나누기 - 정보의 속도와 마음의 속도

by 골수야당 2012. 11. 1.
콜럼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했다는 사실을 스페인의 이사벨라 여왕에게 전하는 데는
꼭 다섯 달이 걸렸다고 합니다.
유럽 신문들이 링컨 대통령의 암살을 보도하는 데는 2주일이 걸렸다고 합니다.
그러나 우주인 암스트롱이 달에 도착해 보낸 신호는 1.3초 만에 지구에 도달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빛처럼 빠른 속도로 정보를 나누는 인터넷 세상이라고 하지만
우리는 한 지붕 밑에 살면서도 가족끼리 말하는 시간은 점점 줄어들지요.
제각기 자기 방 안에서 메일을 보내고 휴대전화를 걸지요.

통신위성이 지구 구석구석을 이어주는데
바로 옆 아파트의 독거노인의 죽음은
우편물이 문 앞에 쌓여야만 비로소 아는 세상입니다.

情報通信

정보통신을 한자로 써보세요.

인정 정(情) 믿을 신(信),
영어에는 없던 정과 믿음이라는 두 글자가 나타납니다.
이 두 글자만 있으면 정보 홍수의 시대에도 노아의 방주를 만들 수 있습니다.

정과 믿음의 방주 속에서 진정한 내 이웃들과
올리브를 물고 오는 비둘기의 소식을 들을 수 있을 겁니다.

(*사진을 클릭하면 큰 사진을 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