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트륨 섭취량 세계 최고수준… WHO 권장량의 3배
가장 큰 이유는? 직장인들 두끼 이상 외식, 식당은 맛 살리려 소금 과용
과다 섭취 왜 나쁜가? 고혈압·심장병 유발하고 뇌졸중·위암 위험 요인도
'중년 이혼'으로 혼자 생활하는 회사원 허모(48)씨는 최근 병원에서 혈압이 높다는 진단을 받았다. 당장 고혈압약을 복용할 정도는 아니지만, 운동과 다이어트로 혈압을 떨어뜨려야 한다는 충고를 들었다. 이후 정기적으로 달리기를 했지만 좀처럼 혈압은 떨어지지 않았다. 허씨는 다시 의사를 만났고, "외식 횟수를 줄이라"는 '간단한 해법'을 받았다. 하루 세끼를 거의 모두 외식으로 때우는 그에게는 소금이 듬뿍 든 식당 음식이 혈압 상승의 주범이라는 것이다.
◆한국 직장인 남성 '나트륨 비상'
한국인의 나트륨 섭취량이 해가 갈수록 늘고 있다. 최근 발표된 2009년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를 보면, 한국인 하루 평균 나트륨 섭취량은 4646㎎이다. 2007년에 비해 258㎎ 늘어난 수치다. 나트륨은 소금의 주요 성분으로, 나트륨 섭취량은 얼마나 짜게 먹는가를 알 수 있는 지표로 쓰인다.
한국 중·장년 남성들의 나트륨 섭취량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30대 남성의 섭취량은 6501㎎이고, 40~50대 남성도 6000㎎을 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하루 섭취 권장량(2000㎎ 미만)의 3배를 넘기는 수치다.
이처럼 중·장년 남성들이 나트륨에 찌들게 된 최대 이유로 짠맛의 외식 문화가 꼽힌다. 맞벌이 부부가 늘고, '나홀로 가정'도 증가하면서 외식 시장 규모는 10년 전 30조원에서 지금은 60조원으로 커졌다.
◆나트륨의 사회학
문제는 외식 음식이 짤 수밖에 없는 사회학적 구조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우선 음식이 짭조름해야 손님의 입맛을 당길 수 있다. 이미 많은 이들이 짠맛에 길든 상태라면 음식점으로서는 소금에 박할 이유가 없다. 식당 운영자 입장에서도 반찬을 다소 짜게 만들어야 곁들이는 술 소비량은 늘고, 반찬 소비량은 적어 유리하다. 한국인은 뜨거운 음식을 좋아하는데, 그 상태에서는 짠맛을 잘 느끼지 못한다. 따라서 뜨거운 음식일수록 소금량이 늘어야 맛이 난다.
손님 입장에서는 이왕이면 많이 먹으려는 심리가 있어서 음식이 다소 짜도 젓가락이 가기 마련이다. 찌개류 등 국물 음식을 좋아하는 한국인의 식성도 변수다. 국 음식에는 소금이 많이 들어가지만, 물의 양도 많아 별로 짜다고 느끼지 못하고 많이 먹게 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청 영양정책과 김종욱 연구관은 "30~40대 직장인들이 두끼 이상 외식을 하기 때문에 식당 소금 사용량을 줄이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식약청은 이번 주를 '저(低)나트륨 주간'으로 선정하고, 급식 업체와 함께 '나트륨 10% 줄인 음식 내놓기 캠페인'을 벌인다.
◆나트륨 과잉섭취는 심장병 요인
섭취된 과다 나트륨은 혈액으로 흘러들어간다. 혈액은 염분 농도를 유지하기 위해 주변의 물을 끌어 당겨온다. 짠 음식을 먹으면 갈증이 나는 이유다. 전체 혈액량이 늘면, 혈압은 급상승하고, 그 상태가 만성화되면 고혈압이 생긴다. 심장에 과부하가 걸려서 심장병이 발생할 수 있고, 뇌혈관에도 영향을 미쳐 뇌졸중 발생 위험도 커진다. 염도가 높은 음식은 또한 위벽을 헐게 해 위암 위험 요인도 된다.
일단 섭취된 과다 나트륨은 물을 많이 먹어 소변으로 자연스럽게 배출하도록 하는 것이 좋다. 국민고혈압사업단 정남식(연세대 의대 심장내과 교수) 부단장은 "음식을 일단 싱겁게 만들고 손님이 소금량을 조절해서 먹는 음식 문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나트륨(Na)
짠맛을 내는 소금의 주성분으로 인체 필수 원소이지만, 과잉 섭취할 경우 고혈압·심장병·뇌졸중·만성신부전 등을 일으키고 골다공증의 위험이 높아진다고 의학계는 경고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면류(23%), 김치(15%), 국·탕·찌개(11%)를 통한 나트륨 섭취가 많은 편이다.
김철중 의학전문기자 doctor@chosun.com
이지혜 기자 wise@chosun.com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1/04/19/2011041900057.html <- 원본 글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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