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우지 않고 비어 있는 잔.
한 젊은이가 큰 스님을 찾아왔습니다.
"스님, 제가 부족한 것이 많아 스님으로부터 큰 가르침을 받으려고 합니다."
스님은 묵묵히 젊은이에게 차를 따라 주었습니다.
젊은이는 찻잔에는 눈도 주지 않고 계속 자기 이야기를 늘어놓기 시작했습니다.
쉴 사이 없이 젊은이가 자신의 지식 자랑을 하는 동안
스님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찻잔에 차를 따랐습니다.
젊은이는 계속 말을 하고 스님은 계속 차를 따릅니다.
방바닥까지 차가 흘러내리는 것을 본 젊은이가 놀라 스님을 향해 말했습니다.
"스님, 차가 넘치는데 왜 계속 차를 따르십니까?"
스님은 그제야 고개를 들어 젊은이를 바라보면서 말씀하셨습니다.
"허허, 찻잔을 비우지 않으니 별수 있나. 차가 넘칠 수밖에....
가르침을 달라고 하면서 혼자 떠드니 내 말이 들어갈 구석이 없지 않은가.
찻잔을 비우듯이 마음부터 비우게나. 그래야만 내 말을 채울 수 있지 않겠는가."
그렇습니다. 마음을 비워야 비로소 새로운 지식을 얻을 수가 있습니다.
찻잔을 미워야 향기로운 차를 따를 수가 있습니다.
찻잔을 비우세요.
마음을 비우세요.
그래야 채울 수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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