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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나누기37

이어령의 80초 생각나누기 - 마음의 계산법 어머니가 시골에서 군에 있는 아들을 보려고 왔습니다. 아직도 따뜻한 떡 보자기를 받아든 아들은 목이 메었습니다. 눈물을 글썽이다가 떠나는 어머니의 외투 주머니 속에 그동안 아껴 두었던 만 원 지폐 한 장을 차비에 보태시라고 몰래 넣어 두었지요. 어머니를 배웅하고 돌아와 떡 보자기를 펼치니 급할 때 용돈으로 쓰라는 어머니의 짧은 사연과 함께 만 원짜리 지폐 한 장이 끼어 있었지요. "자랑스런 아들아. 떡 사이좋게 노나 먹고 이건 맛난 거 챙겨 먹고 급할 때 쓰니라." 아들은 어머니에게 만 원을 주었고 어머니는 아들에게 만 원을 주었으니 주고받은 금액을 숫자로 계산해 보면 0원이 되지요. 그러나 어머니는 분명 아들에게서 만 원을 받았고 아들은 분명 어머니에게서 만 원의 용돈을 받은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숫.. 2012. 10. 2.
이어령의 80초 생각나누기 - 하나밖에 없는 사람 이탈리아 화가 라파엘로가 성당의 천장화를 그릴 때의 이야기입니다. 라파엘로가 작업하는 모습을 지켜보던 왕은 그가 딛고 서 있는 사다리가 휘청거리는 것을 발견합니다. 그는 때마침 들어온 재상에게 지시합니다. "이보게, 저 사다리 좀 잡아주게." 그러자 재상이 황당해하며 "폐하, 일국의 재상이 저런 환쟁이의 사다리를 붙잡아 주는 게 말이 됩니까?" 그러자 왕은 "자네 목이 부러지면 재상 할 사람이 줄을 지어 서 있지만 저 화가의 목이 부러지면 누구도 저런 그림을 대신 그릴 사람이 없다네." 1등 다음에는 2등이 있지요. 1등이 없어지면 2등이 그 자리를 대신할 수가 있습니다. 내가 하는 일을 누구도 대신할 수 없다면 그는 베스트 원이 아니라 온리 원의 자리를 차지하게 되는 것이지요. 누구도 내 삶을 대신할 .. 2012. 9. 26.
이어령의 80초 생각나누기 - 패러데이의 법칙 패러데이의 법칙을 아시지요. - 영국의 물리학자인 패러데이가 발견한 전자기 유도 법칙. 그 법칙을 발견한 물리학자 마이클 패러데이의 이야기입니다. - Michael Faraday (1791.9.22 ~ 1867.8.25) 전자기학과 전기화학 분야에 큰 이바지를 한 영국의 물리학자. 어느 날 연구에 몰두해 있는 그를 보고 어머니가 물었지요. "얘야, 그걸 무엇에 쓰자고 밤낮 그 고생이냐?" 그러자 패러데이는 아이를 안고 있는 어머니에게 반문했습니다. "어머니, 그 애는 장차 무엇에 쓰려고 그렇게 소중하게 키우십니까?" 아이가 그냥 사랑스러워서 안고 키우듯이 순수한 물리학자는 그것이 좋아서 안고 삽니다. 무용지용(無用之用) 당장 쓸모없어 보이는 것이 두고 보면 보다 더 긴요한 쓸모를 낳는다는 것입니다. 차를.. 2012. 9. 18.
이어령의 80초 생각나누기 - 육군 해군 공군 육군은 땅, 해군은 바다, 공군은 하늘, 전투하는 공간이 다르다. 그래서 육군은 육군의 군복, 해군은 해군의 군복, 공군은 공군의 군복을 입는다. 그런데 바다에서 땅으로 상륙하려면 해군이 아닌 해병대, 하늘에서 땅으로 투강하려면 공군이 아닌 공수부대의 새로운 군대가 필요하다. 해군과 육군을 섞어 놓은 것이 해병대가 아니듯이, 공군과 육군을 한데 모아 놓은 것이 공수부대가 아니듯이, 해병대는 해병대의 얼룩무늬 군복을 입고 공수부대는 공수부대의 얼룩무늬 군복을 입는다. 스마트폰은 걸면 전화가 되고 찍으면 카메라가 되고 말하면 녹음기가 되고 보면 TV, 검색하면 컴퓨터의 인터넷. 퓨전(Fusion), 크로스오버(Crossover), 컨버전스(Convergence), 매시 업(Mash Up) 하이브리드(Hybr.. 2012. 9. 12.
이어령의 80초 생각나누기 - 지우개 달린 연필 연필은 쓰기 위해 있는 것이고 지우개는 지우기 위해 있는 것. 그런데 지우개 달린 연필이 있어요. 가난한 화가 지망생 하이만이 생각해 내 것이지요. 두 개의 다른 기능을 한 몸에 지니고 있는 지우개 달린 연필. 모순의 연필. 하지만 삶의 노동은 쓰고 지우고, 지우고 쓰는 것. 볼펜의 시대에도 지우개 달린 연필이 필요한 까닭. 컴퓨터로 글을 쓰는 시대에도 옛날 지우개 달린 연필이 그리운 까닭. 우리에게 삶이 있는 한 지우개 달린 연필은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사진을 클릭하면 큰 사진을 보실 수 있습니다.) 2012. 9. 6.
이어령의 80초 생각나누기 - 작은 생각 등자(鐙子)는 사람이 말에 오를 때 필요한 발판입니다. 그래서 옛날에는 말 왼쪽에만 달았다고 해요. 그런데 누군가 말 오른쪽에다가도 똑같은 등자 하나를 더 달 생각을 했지요. 그 순간! 등자의 의미가 달라진 겁니다. 이제는 누구나 두 다리로 등자를 딛고 일어설 수 있게 된 것입니다. 달리는 말 위에서도 마치 땅에 디디고 있는 것처럼 칼을 휘두르고 활을 쏘고 깃발을 들고 달릴 수 있게 된 것입니다. 단지 등자 하나 더 단 것인데 보세요. 말이 무서운 신무기로 변하여 일기당천(一騎當千) 말을 탄 기사(騎士) 하나가 천 명의 보병을 이기는 세상이 온 것이지요. 그래서 왕과 기사 계급과 기사도의 새로운 세력이 일어나 왕국의 크기가 달라지고 성곽의 높이가 달라졌지요. 기사들의 이야기가 로맨스가 되고 돈키호테 같은.. 2012. 8.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