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나라 사람이 시장에서 금덩이를 훔치다가 잡혀 왔어요. 재판하던 원님이 기가 막혀 물었습니다.
"이 어리석은 놈아, 어쩌자고 그 많은 사람이 보고 있는 대낮에 금덩이를 훔쳤느냐?
그러고도 무사할 줄 알았느냐?" 그러자 도둑은 태연하게 대답합니다.
"사또님, 사람은 하나도 보이지 않고 제 눈에는 오직 금덩이만 보였거든요."
한국인 두 형제가 길을 가다 금덩이를 주웠지요. 횡재를 한 형제는 사이좋게 금덩이를 나눈 다음 나룻배에 올랐습니다. 배가 강 가운데에 이르자 아우가 갑자기 금덩이를 물속에 던져버리는 거예요.
"뭐하는 거야?" 형이 놀라 소리치자 아우가 말합니다.
"형님, 금덩이를 보자 제 마음이 갑자기 달라졌어요. '형님이 없었다면 저 혼자 금덩이를 차지했을 텐데' 그런 생각이 떠나지 않아 금덩이와 함께 버린 것입니다."
똑같은 금덩이 이야기인데 이렇게 다를 수가 있을까요?
이제 이 두 이야기를 뛰어넘어 봅시다.
황금 보기를 돌같이 하라도 황금 보기를 신처럼 보라도 아닙니다. 만약에 우리 이야기 속의 두 형제가 금덩이를 투자해 함께 '형제상회'를 만들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아마도 새로운 우리 이야기가 탄생하였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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