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좀 빌려주라 급하게 됐다."
살다보면 가까운 사람에게 돈 빌려주거나 빌리는 문제로 고민하게 되는 경우가 발생한다. 이러한 문제에는 사람마다 철학이 다르고 입장이 다르기 때문에 한 가지 정답이 있지는 않다. 그러나 나름대로 원칙을 세워놓고 있어야 이와 비슷한 문제에 부닥칠 때 고민하거나 혼란스러워하지 않게 된다. 돈을 빌리거나 빌려주는 것에 관한 수많은 실제 사례를 바탕으로 할 때 대체적으로 다음과 같은 원칙을 상황에 따라 취사선택하여 적용하면 무난하다.
01) 내가 상대방 입장이라도 어쩔 수 없이 빌릴 때에 국한하여 빌려준다.
내가 꼭 남에게 빌리게 되는 경우에만, 나도 상대방에게 빌려준다면 공평하다. 쉽게 돈을 빌리는 사람이라면 남에게도 쉽게 돈을 빌려주어야 한다. 일방적으로 빌리기만 하면서 사는 인생은 자기중심적이다. 자신은 어려워서 돈을 빌린다고 생각하더라도 그 사람보다도 더 어려운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반면에 돈이 없어서 수술비를 대지 못하던가, 기타 이유로 생명이 위태로워지는 경우가 아닌 이상은 다른 사람에게 돈을 빌리지 않는 자세로 사는 사람이라면, 다른 사람에게도 똑같은 경우에만 돈을 빌려주고 그렇지 않으면 빌려주지 않아도 된다.
02) 100% 갚을 수 있는 근거가 확보된 상황에서만 빌린다.
빌리려는 상대방에게 갚을 수 있는 근거를 제시하면서 빌려달라고 하면 피차 마음이 편하다. 월급 받으면 갚겠다거나 언제 적금이나 계를 탈 때 빌린 돈부터 우선적으로 갚겠다거나, 기타 확실한 소스를 통하여 갚겠다고 약속하는 것이다. 막연히 나중에 일이 잘되면 갚겠다는 방식에서는 일이 바람대로 되지 않을 위험이 따른다.
03) 돈보다 중요한 것이 사람관계라는 점을 분명히 인식한다.
돈은 언젠가 다시 벌 수도 있지만 사람관계에서 한번 신뢰가 깨지면 회복이 힘들다. 돈을 벌게 되는 것도 결국은 사람관계가 바탕이 되는 경우가 많다. 지금은 돈이 부족하여 하고 싶은 뜻을 펼치지 못하거나 고생을 하더라도, 훗날 돈을 벌게 될 때는 사람관계에 힘입어서 다시 일어서게 될 수 있다. 경제적으로 거의 모든 것을 잃게 되어도 사람관계를 잃지 않으면서 살다보면 결국은 어떻게 해서든지 살아가게 될 수 있다. "돈은 꾸지도 말고 꾸어주지도 말라."는 말을 가훈으로 하는 집들도 있다. 그만큼 돈을 꾸거나 꾸어주는 것이 살아가는 과정에서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음을 어른들이 많이 경험한 것이다.
04) 평소에 돈 자랑을 하지 않는다.
돈에 여유가 많음을 알게 되면 뭔가를 바라는 사람들이 주변에 나타나게 된다. 거절은 하지만 상대방은 섭섭해 하기 쉽다. 빌려달라고 하지 않더라도 좋은 투자처가 있다던가, 유망한 사업을 하는데 자금 대주기를 바라는 사람들이 나타나기도 한다. 로또 복권에 당첨된 것을 다른 사람들이 알아도 으레 돈 빌려달라는 사람들이 나타난다. 돈이 있더라도, 어디엔가 다 들어가 있는 것으로 하고 당장 빼내기 힘든 것으로 해두어도 좋다. 또는 이미 자신에게 대출이 꽤 있음을 알려주면 돈 빌려달라는 소리가 줄어든다.
05) 평소에 절대로 남에게 돈 빌리지 않는 것은 미래에 보험이 된다.
돈을 빌리는 일 없고 돈 문제로 남에게 불편함을 주지 않는 사람으로 주변에 인식되고, 실제로 그렇게 살아가는 것은 미래에 보험이 된다. 인생의 정말로 중요한 고비에서 돈을 빌려달라고 했을 때, 워낙 돈에 대하여 확실하고 남에게 신세 지지 않는 성품임을 잘 아는 주변 사람이 보기에는, "오죽하면 돈을 빌려달라고 할까?" 하는 생각과 빌려준 뒤에도 믿을 수 있다는 신뢰감에서 흔쾌히 빌려줄 수 있다.
06) 다른 사람들은 모르게 빌려준다.
돈 빌려주는 것을 알게 되면, 저 사람은 돈을 잘 빌려주는 사람이라고 바라보면서 다른 사람들도 나중에 빌려달라고 하기 쉽다. 돈을 기부하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기부한 것을 다른 데에서 알거나, 기부한 기록이 남으면 다른 데에서도 기부해달라고 많은 요청이 들어오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순수한 기부에서는 때로는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하는 것이 편리한 점도 있다.
07) 차라리 기부하는 마음으로 빌려준다.
공식적으로는 분명히 돈을 빌려주는 것이라도 속마음으로는 나중에 돌려받겠다고 생각하지 않고 줄 수도 있다. 애초 기부하는 마음으로 빌려주었기에 설사 돌려받지 못하더라도 상대방에게 크게 나쁜 생각은 안 든다. 빌려가는 사람 입장에서는 미래에 갚을 능력이 불확실하더라도 그냥 받는 돈은 동냥 받는 것 같아 자존심 상할 수도 있어서 일단은 빌리는 형식을 취하는 것이 좋은 경우도 있다.
08) 미리 정해 놓은 범위 내에서만 빌려준다.
한 사람에게 일회 얼마까지, 합계로는 얼마까지 빌려줄 수 있을지를 정해두며 모든 사람 관계를 다 합하여서 최대 얼마까지 기꺼이 빌려줄 수 있을지를 평소에 정해둔다. 그렇지 않고 그때그때 인정에 이끌리거나 어쩔 수 없는 분위기에 이끌리다보면 나중에 통제가 힘들어질 수도 있다.
09) 가까운 사이에도 구두로만 약속하지 말고 형식을 갖춘 차용증을 작성하고 빌려준다.
믿고 빌려주는 경우라도 차용증을 작성하면 빌려가는 측에서 좀 더 책임감을 느끼게 된다. 한편 기록이 없으면 일부러 돈을 갚지 않거나 속이지 않더라도 기억이 희미해질 수도 있고, 나중에 서로의 기억이 달라서 피차 오해가 생길 수도 있다. 빌려간지 오래 되었는데 갚지 않고 있어서 갚으라고 했을 때 빌려간 사람은 이미 갚았다고 주장하면서 서로 관계가 어색해지는 경우도 있다. 돌려받고도 일부러 안 받은 척하는 것이 아니고, 일부러 갚지 않으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기억이 그러하다면 더 이상 따지기도 힘들다. 적은 돈이라서 그냥 넘어가더라도 피차 기분은 언짢아진다. 가까운 사이에 사소하게 빌려주는 것에서는 차용증을 굳이 작성하지 않고 인터넷뱅킹에 돈을 주고받은 기록이 남게 해도 된다.
10) 돈에 대한 약속을 한두 번 어긴 사람은 그 다음부터는 믿지 않는다.
사람이 속이지 않고 돈이 속인다는 말이 있다. 그러나 돈을 다루는 것은 사람이기 때문에 돈이 속이는 것도 결국은 사람이 속이는 것이다. 남에게 갚아야할 돈이 있으면 자신의 가족은 끼니를 굶으며 살더라도 남의 돈부터 갚는 사람도 있고, 자신이 누리고 싶은 것은 버젓이 누리면서 갚아야할 돈은 갚지 않는 사람도 있다. 사람의 사고방식은 쉽게 바뀌지 않으므로 돈에 대한 사고방식을 일단 알게 되면 그 뒤로도 그 사람은 언제라도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해야한다. 그 사람이 말을 어떻게 하던지 그 말을 믿지 말고, 그 사람의 사고방식이 어떠한지에 따라 판단해야한다.
11) 돈을 주지 말고 문제해결 방법과 새 길 찾는 것을 도와준다.
돈이 있으면 문제 해결이 용이하기에 돈을 빌리려는 경우도 많은데, 때로는 돈이 없더라도 당장 부닥친 문제를 헤쳐 나가는 다른 대응 방법이 있을 수도 있다. 돈이 없어서 마음은 아프고 속상하더라도 차라리 포기할 것은 포기하고, 다른 길을 모색하는 것이 더 나은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사업이 어려워져있을 때 이미 들어간 돈이 아까워서 일단 돈을 추가로 넣어서 어려움을 막지만 결국은 더 힘들어질 수도 있다. 다른 사람에게 피해만 더 키우는 셈이다. 투자에서처럼 손절매할 것은 빨리 하고 새로운 자세로 새로운 길로 나가면서 차근차근 만회해가는 방법을 모색할 수도 있다.
머니투데이 이건희의 행복투자 중에서 옮겨왔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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