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넋두리

iRiver mp3 수리하기

by 골수야당 2010. 3. 29.
지난 주에 그동안 외출할 때는 항상 애용하던 아이리버 mp3의 배터리를 갈았습니다.

2006년 1월부터 사용하던 n11 모델인데 오랫동안 사용해서인지 사용시간이 점차 줄더니 5시간을 못 넘기더군요.

처음 구입했을 때는 적어도 9시간 이상은 충분히 버티던 녀석인데...


요즘 새로나온 모델로 n20을 구입할까 하는 생각도 해 보았지만 가격도 만만치 않고 일단 버튼이 기계식이 아니라서

옷 속에 항상 걸고 다니기에는 불편한 점이 있더군요. 창을 보면서 터치해야 하는데 옷 위로는 조작이 불가능하므로...

물론 무손실 파일(.flac)도 재생이 되고 저장 용량도 커졌지만 음원이 아무리 좋아도 192kbps만 넘으면 거의 구별이

불가능하고 그만큼 이어폰의 성능이 뒷받침해 주지도 못하더군요. ^^;; 저장 용량도 기존 것이 500MB라서 약간 아쉬운

점은 있지만 어차피 하루 정도 다니면서 듣기에는 무난한 편이니까...


그런데 게시판을 뒤지던 끝에 배터리를 교체해서 사용할 수 있다는 소식을 듣고는 아무래도 손에 익은 제품을 계속

사용하는 것이 유리하겠다는 결론이 났습니다. 역시 돈이 모든 것을 좌우하는 세상인가 봅니다. ㅋㅋㅋ

문제는 어디에서 수리할 것인가 인데, 얼마 전까지만 해도 야탑역 부근에 서비스 센터가 있었는데 없어졌더군요.

일단 아이리버 서비스 센터에 전화를 해서 수리가 되는지 가격은 얼마인지 대충 사전조사를 하고 인터넷을 뒤져보니

가장 가까운 곳이 삼성역 부근이네요. 그래도 전철역 바로 옆이니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삼성역으로 달려갔습니다. 도착하니 5시 5분경... 이 곳에서도 번호표가 존재하더군요. 가만히 앉아서 기다리다 보니

뭔가가 이상했습니다. 허걱! 제품의 수리 접수는 5시까지만 받는답니다. 지금 기다리는 사람들은 수리를 맡긴 사람들이

기다리는 것뿐이고...

"(그럼, 나는...) 다음에 다시 와야 하나요?"

"다음에 다시 오세요." 웃으면서 말을 건넨다.

"수리는 가능한 것이죠?"

"네, 물론 가능합니다."

"시간은 얼마나 걸리나요?"

"한 시간 정도 걸립니다." (배터리 땜질 하나  하는데 무슨 시간이...) 하지만 최대한 자제를 하고 다시 물었습니다.

"제가 전공이 이 계통이라서 배터리만 주시면 집에서 납땜을 해도 되는데 부품을 주시면 안 되나요?"

"저희 회사 규정상 그럴 수 없습니다. 죄송합니다." (죄송하면 그냥 부품만 팔면 되는 것이지 이게 무슨 소린지...)

결국 5분이라도 늦은 것은 내 잘못이니 웃는 얼굴에 침 못뱉는다고 그냥 나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나흘 후 금요일 다시 찾아갔습니다. 이번엔 제법 여유있게 도착했다 자신하고 담배까지 한 대 피우고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수리 접수는 4시 30분에 끝났답니다. (이게 무슨 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리인지. 분명 5시까지거늘...)

"저번에는 5분 늦었다고 다시 오라고 하더니 이번에는 규정을 어기고 끝을 냅니까?" 따질 수밖에 없었죠.

"죄송합니다. 기사 님께 여쭤 보고 가능하면 다시 말씀 드릴게요."

분당에서 삼성동까지 이틀 왕복이면 차비만 해도 4,400원인데 소주 두 병입니다. 나만의 계산법. ^^;;

결국 수리를 맡겼는데 한 시간 뒤에나 찾으러 오라더군요. 휴대폰으로 연락을 준다면서...

근처에 아는 곳도 없고 음악도 들을 수 없는 상황으로 한 시간을 뭐 하고 보내나 고민하며 밖으로 나왔습니다.

어차피 저녁시간도 되었겠다 싶어 근처 식당으로 들어가서 저녁을 먹었습니다. 반주도 곁들여서 한 잔 하고...

연락이 와서 제품을 받으면서 만일 문제가 있으면 다시 오겠다는 말을 하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아참, 수리비용 20,900원이더군요. 신촌점보다 100원 비쌌습니다. 이것도 자릿값이 들어가는지...


돌아오면서 곰곰히 생각해 보았는데 아이리버는 무슨 규정을 그렇게 만들었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떠나지 않더군요.

혼자서 처리하지 못할 일이라면 당연히 수리를 받는 것이 맞는 일이지만 충분히 집에서 땜질 두 번이면 되는 일을

굳이 자기 기사가 아니면 안 된다는 말은 시간과 비용을 일부러 들이는 처사가 아니고 무엇인지 모르겠습니다.

혹시나 부품이 정품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중고품을 다시 사용하려는 것이 아닌지 의심까지 들더군요.

돌아와서 분해해 보니 확실히 알 수는 없었지만 (알 수 없는 것이 정상이겠지요.) 일단 재생 시간을 확인해 보니

기본은 되는 것 같아서 마음이 놓였습니다. 지금은 잘 사용하고 있지만 아직도 앙금은 남아 있습니다.


그냥 배터리만 판매하면 되는데 굳이 한 시간씩 맡겨야 하는 이유를 도무지 모르겠습니다.

앞으로는 이런 짓 하지 않고 그냥 새 제품을 구입할 생각입니다. 솔직히 정이 떨어졌습니다. 에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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