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이 골 문 안으로 들어가면 그 순간 사람들은 함성을 지르고 뿔 나팔을 불고 손뼉을 칩니다.
그러나 극적인 장면을 만들어 내는 골네트가
어떤 모양을 하고 있는지 기억하고 있는 사람은 드물 것입니다.
잘 기억해 보세요.
옛날 골네트의 그물 모양은 분명 사각형이었는데
어느새 육각형으로 변한 것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벌집 구조를 응용한 골네트는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때 처음 등장한 것이라는데
그것을 상품화하여 세계에 널리 보급한 것은 일본 사람들이라고 합니다.
어망이 잘 팔리지 않자 신형 골네트를 만들어 틈새시장을 공략한 것이지요.
육각형의 벌집 모양을 허니콤 구조라고 부릅니다.
이 구조물을 첨단기술 분야에 응용하면 항공기의 벽이 되고 우주선의 몸체가 되기도 하지요.
허니콤 (honeycomb) 구조물은 튼튼하고 가볍고 재료도 덜 들어 비용이 절약된다고 합니다.
연암 박지원 (軟巖 朴趾源 1737~1805)의 말을 빌리면 지금까지 인간은 벌에서 꿀을 훔쳤고
마르크스(Karl Heinrich Marx 1818~1883)의 말대로 하자면 벌의 노동력을 착취한 것이지만
21세기 사람들은 이제 훔치고 착취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에게서 슬기를 배워 더 큰 힘을 얻어냅니다.
골네트 하나만 봐도 세상이 바뀐 것을 알 수가 있습니다.
21세기 산업문명은 자연의 정복사였던 것이죠.
하지만 21세기 지식정보문명은 자연에서 그 지혜를 배우는 학습사라고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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