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을 보면 흔히 습관적으로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하는데 함부로 사용하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일단 자살 소식을 전할 때만은 엄숙한 척 하지만 그 내용만 끝이 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분위기를 조금 바꾸어 보겠습니다." 또는 "이제는 조금 밝은 소식을 전해 드리겠습니다." 한 다음에는 진행자나 패널들끼리 서로 웃고 히히덕거리고... 이게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비는 사람의 모습인지 궁금합니다.
차라리 즐거운 소식을 먼저 방송한 다음에 마지막으로 부음을 전한다면 그나마 분위기는 이어질 수 있을 텐데 아쉽더군요.
말이 나온 김에 덧붙이자면 명복(冥福)이란 것은 죽어서 저승에서 받는 복이란 말인데
병사나 사고사도 아닌 지살은 아마 죽어서 복을 받기는 어려울 겁니다.
중세시대에는 자살한 사람은 장례식의 혜택을 누릴 수 없었다고 하죠.
스스로 지옥행을 선택한 사람에게 천국의 소망을 의미하는 장례식이 걸맞지 않다는 이유 때문이었다고 합니다.
불교는 자살을 고의적으로 자신에게 부과하는 죽음으로 그 기본 심리를 '생명경시'로 보고 있습니다.
생명을 그 무엇보다 존중하는 부처님 가르침에서 보면 자살은 반불교적 행위입니다.
뉴스를 보니 불교식으로 장례를 치렀다고 하기에 생각이 나서 끄적여 봅니다.
우리나라는 자살에 대해 너무 관대한 면이 있습니다.
남을 구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살신성인이라면 몰라도 우울증이나 신세를 비관해서 행하는 자살은 결코 잘한 행동이 아닙니다. 더구나 대중에게 영향력이 큰 연예인의 자살을 무조건 띄워주는 식으로 애도하는 분위기는 더욱 좋지 않다고 봅니다.
우울증도 병이라고 항변하시는 분이 있을지도 모르겠는데 우울증은 약 등으로 충분히 치료가 된다고 알고 있습니다.
옛말에 '개똥밭에 뒹굴어도 저승보다 이승이 낫다.'는 말이 있는데 삶을 스스로 포기한 사람은 인생의 패배자입니다. 살아가면서 무수히 겪는 좌절이나 실패를 극단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바보나 하는 어리석은 일입니다.
그 정도 인지도를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보다 못한 어려운 사람들이 이 세상에 무수히 많다는 것을 느끼고 꿋꿋하게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철없는 청소년들이 따라 할까 걱정이 앞서더군요.
'넋두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양 덩어리 막걸리... (0) | 2010.07.09 |
---|---|
보기만해도, 듣기만해도 살이 빠진다? (0) | 2010.07.06 |
자살... 불교는 왜 반대하는가? (0) | 2010.07.02 |
냉방병을 물리치는 기체조. (0) | 2010.06.29 |
약과 음식에도 궁합이 있다! (0) | 2010.06.24 |